OO야, 결혼식에 축사를 해달라는 부탁을 듣고 얼마나 놀란지 몰랐어. 내 결혼식도 안왔으면서.
그래도 나는 진심으로 너의 결혼을 축하하고 싶어,
15년 지기 OO야 한 가지 질문을 할게. 혹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 알아?
시를 한편 준비했어.
<사랑은 제육볶음>
사랑은 제육볶음이다.
돼지고기, 간장, 고춧가루 설탕, 양파, 대파, 마늘
하나하나 맛이 재각각이다.
돼지고기는 잡내가 나고, 간장은 짜다. 어떤 재료는 맵다.
흩어진 맛들이 한 가지 맛이 된다.
잡내나는 돼지고기는 마늘이 필요하고, 간장에는 설탕이 필요하다.
제육볶음의 맛은 재료의 비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간장이 많이 들어가면 짜고, 설탕이 덜 들어가면 싱겁다.
어쩌면 사랑도 그렇다.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어야 성숙해진다.
사과를 갈아서 넣으면 감칠맛이 올라간다.
사랑도 그렇다. 서로의 취향을 맘껏 고려하고, 재료를 듬뿍 넣어야 맛있다.
제육볶음은 요리하기 12시간 전에 숙성되어야 맛있다.
72시간을 숙성하면 더 맛이 있다.
어쩌면 사랑도 그렇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제육볶음은 뜨거울 때 가장 맛있다.
사랑도 그렇다, 열정이 뜨거울 때 가장 아름답다.
하지만 불을 너무 세게 하면 타버린다.
제육볶음을 먹을 때는 한입한입 곱씹으며 먹어야 맛의 본질을 알 수 있다.
마지막 한 입을 먹을 때는
밥알 위에 제육볶음을 소중히 얻어
서로를 생각하며, 재료를 준비했던 시간, 요리하는 시간, 먹는 그 순간
모두가 행복했다라고 생각하길
신랑과 신부의 결혼을 축하하며
OO씀